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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행 작가의 자연탐방 [용의 굳센 기운과 엄마의 따뜻한 품이 한데 있는,]

인릉산 귀룽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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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5-04-2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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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릉산은 성남시와 서울 서초구 시 경계에 자리 잡은 산이다. 지리적으로 살펴보면 백두대간과 한남정맥으로 이어진 산줄기가 청계산까지 이어져 인릉산까지 뻗치는 형세다. 그리고 관악지맥의 산줄기는 대모산과 구룡산을 마지막으로 한강 앞에서 끊어진다. 인릉산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구룡산과 대모산이 나란히 솟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두 산 사이에는 헌릉과 인릉이 나란히 있다.


헌릉은 조선 3대 임금 태종과 원경왕후의 묘소이고, 인릉은 23대 임금 순조와 순원왕후의 묘소인데, 둘을 합쳐 헌인릉이라 부른다. 예부터 묫자리를 알아볼 때 그 지형의 풍수지리를 살펴보았다. 임금의 묫자리라고 한다면 더더욱 명당 자리를 찾았다. 헌인릉을 풍수지리적으로 해석한다면, 헌인릉을 감싸고 있는 대모산과 구룡산은 좌청룡 우백호의 기운으로 감싸고 있다. 남쪽으로는 생기를 응집하는 안산과 조산이 버티고 있으니, 명당에 해당한다. 여기서 조산은 멀리 있으면서 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인릉산이 헌인릉의 조산에 해당한다. 산 이름도 순조의 묘소인 인릉의 조산이라고 하여 인릉산이라고 붙여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항상 의문이 든다. 명당 중의 명당이라 태종의 묘소와 그로부터 수백 년이 지나 까마득한 자손인 순조의 묘소를 그 옆에 조성한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산 이름을 두고 헌릉이 아닌 후손인 인릉을 두고서 지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태종과 순조의 묘가 나란히 있다면, 당연히 조선의 기틀을 다진 태종의 덕을 기려서 산 이름을 정하는 것이 예법일 것이다. 그러면 산 이름은 인릉산이 아닌 헌릉산이 되어야 마땅하다. 

 

대모산 이름도 애초 할미산이었다. 산 능선 모양이 할머니의 구부러진 등과 같다고 하여 붙여졌다. 하지만, 왕의 묘소가 조성된 이후, 산 이름이 격에 맞지 않고 촌스럽다고 하여 대모산(大母山)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 

 

인릉산에서 대모산과 구룡산을 보면, 아담하게 양쪽으로 솟아오른 산 모양이 영락없이 푸근한 젖가슴을 닮았다. 풍수지리는 자연의 기운을 살펴보는 것이지만, 결국 사람의 삶에서 나왔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은 후 묻힐 만한 땅이라고 한다면, 자신을 먹여주고 재워주고 달래주었던 엄마의 젖가슴과 닮은 땅이 아닐까 싶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헌인릉은 구룡산 용의 기운과 대모산 엄마의 보살핌이 모두 있는 명당 중의 명당이다.

 

20250422[구룡산과 대모산].jpg

[인릉산에서 바라본 구룡산(左)과 대모산(右)]

 

구룡산 이름은 전설에 따르면 아홉 마리의 용이 하늘로 승천하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원래는 하늘로 올라가는 용이 열 마리였다. 하지만, 용 열 마리가 동시에 하늘로 올라가니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비명을 마구 지르자, 용 한 마리가 그만 땅에 떨어져 죽고 아홉 마리만 하늘로 올라가게 되었다. 어쩌면 십룡산이 될 뻔했지만, 용 아홉 마리만 올라가서 구룡산이 되었다. 한편, 땅에 떨어져 원통하게 죽은 용은 구불구불 흐르는 물이 되었는데, 바로 양재천이다.


인릉산에서 훤히 내려다보이는 구룡산은 이름과 달리 산줄기가 용처럼 기세등등하지 않고 그저 야트막하고 아담하다. 용은커녕 구렁이 한 마리가 기어가는 정도다. 그러잖아도 인근 주민들도 구룡산을 구렁봉으로 부른다. 

 

그럼에도 구렁봉이 구룡산이 된 이유는 불가에서 구룡산을 신성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불교에 따르면 부처님이 이 땅에 나셨을 때, 땅에서는 연꽃이 올라와 부처님 발을 떠받치고 하늘에서는 아홉 마리 용이 내려와 부처님 몸을 씻어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산 이름에 유독 구룡산이 많다. 


인릉산과 구룡산 일대에서 자주 보는 나무가 귀룽나무인데 공교롭게도 나무 이름은 구룡나무에서 왔다. 나무줄기가 서로 엉켜 있는 모습이 마치 용 아홉 마리가 용틀임하는 것 같아서 구룡나무로 불렀었다. 이후 구룡나무는 음운이 변해서 귀룽나무로 부르게 되었다.


우리나라가 특산지인 귀룽나무는 오랫동안 우리 삶 속에 있다 보니, 이름에 대한 어원이 참 많다. 누구는 귀룽나무 줄기 무늬가 거북 등딱지 같고 줄기는 용과 같이 구불구불하여 구룡목(驅龍木)이라 했다. 또 봄볕이 완연해진 요즘 같은 날에는 귀룽나무 꽃이 새하얗게 나무를 뒤덮는데, 마치 나무 위로 뭉게구름이 얹혀 있는 것처럼 보여 구름나무로 부르기도 했다. 실제 북한에서는 지금도 귀룽나무를 구름나무라고 부른다. 

 

20250422[귀룽나무].jpg

[이른 봄 귀룽나무 가지만 녹색 새잎이 돋아났다.]

 

멀리서 새하얀 꽃으로 뒤덮인 나무를 보면 어떨 때는 달콤한 솜사탕처럼 보인다. 실제로 귀룽나무꽃에는 고소하고 달달한 꿀 냄새가 물씬 풍긴다. 그 냄새를 맡고 벌과 나비가 귀룽나무를 찾아 달콤한 꿀을 먹고 간다. 벌과 나비는 그 보답으로 꽃을 수정해 주는데, 그러면, 여름에 버찌처럼 동그랗게 생긴 열매가 나뭇가지마다 풍성하게 열린다. 이번에는 새들이 알알이 맺힌 열매를 먹으며 이산 저산에 씨앗을 퍼뜨려 준다. 

참으로 자연과 생명이 어우러지는 삶이 아닐 수 없다. 


이기행 작가의 著 ‘나는 누비길을 걷는다’와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성 南쪽에 사는 나무)’이 기재된 원고 내용을 바탕으로 자연과 그 속에 얽혀진 우리네 삶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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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4 21:04 (수)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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