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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행 작가의 자연탐방 [꺼지지 않는 사랑의 불빛]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산수유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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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5-04-1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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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골짜기라는 이름의 불곡산 기슭에는 대광사라는 커다란 사찰이 있다. 성남시 분당구에 소재한 대광사는 천태종 수도권 최대 사찰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어 명상 치유와 힐링을 체험할 수 있다. 사찰은 규모 면에서 다른 사찰을 압도하는 데, 경내 중심의 미륵보전은 3층 건물로서 단일 목조건물로는 세계 최고 크기다. 

 

또한, 안에 모셔진 금불상 또한 높이가 무려 17m에 이른다. 이 불상 또한 그 크기가 단연 동양 최대다. 그래서 부처님 앞에서 삼배를 드리면 부처님의 크기와 웅장함에 주눅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사찰 앞 뜰에는 수령이 300년 된 산수유나무가 자랐다.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나무 수형은 생명의 기운이 넘쳐난다. 거기에 산수유 노란 꽃이 가지마다 노랗게 수놓으니, 봄의 기운이 물씬 배어난다. 

 

20250417[대광사 앞 산수유나무].jpg

[이른 봄 대광사 앞 산수유나무]

 

산수유나무는 사계절을 알려주는 나무다. 그래서 도심에서는 산수유나무를 통해 오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다시 겨울이 지나가는 것을 안다. 도심 속 아스팔트 지면과 콘크리트 건축물 속에 둘러싸여 있으면 결코 알 수 없는 사계절의 변화를 산수유나무로 알 수 있다. 


먼저 이른 봄. 개나리가 꽃망울 채 피우기 전, 산수유나무 노란 꽃망울이 앙상한 가지에서 부풀어 오른다. 거리에서 겨울 찬바람을 맞으며 봄은 언제 올 것인지 정말 오기나 하는 것인지 의문일 때, 비로소 산수유 노란 꽃망울을 보고서 봄이 온 것임을 알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노란 꽃이 붙어있는 나뭇가지 채 꺾어 건네주며 봄소식을 알려주곤 했다. 


간혹 짓궂게도 늦게 내린 눈에 꽃망울이 파묻혀도 산수유나무는 추위를 무릅쓰고 기어이 꽃을 피워낸다. 그것도 펑 하니 터뜨리듯 나뭇가지마다 노란색 꽃들이 잔뜩 핀다. 자세히 보면 꽃잎 4개로 이루어진 작은 꽃 수십 개가 꽃대 끝에서 방사형 모양으로 핀다. 꽃 모양이나 피는 시기가 생강나무와 비슷하지만, 나뭇가지를 보고 생강나무와 산수유나무를 구분한다. 산수유나무는 나무껍질이 비늘 조각같이 벗겨지고 특이한 무늬가 있다는 점이 생강나무와 다르다. 


여름이 오면 산수유나무를 심은 길은 시원한 그늘 길이 된다. 봄에 댓잎을 닮은 연두색 잎사귀는 커가면서 큼직큼직한 타원형이 된다. 잎 가장자리까지 둥글게 이어지고 색은 짙고 윤기가 흘러 햇빛을 받으면 초록빛 수면처럼 반짝반짝 빛난다. 


가을이 오기 시작하면 열매가 붉게 익기 시작한다. 지름 1.5cm쯤 되는 긴 타원형 핵과가 빨갛게 익는데 그 속에 단단한 씨가 있다. 산수유란 이 열매를 가리키는 말로 산에서 자라는 수유란 뜻이다. 수유는 쉬나무로 불리는 나무 열매로 예전에는 기름을 짜서 사용했다. 이름 앞에 산(山)이 붙었지만, 산수유나무는 사람들이 재배하며 키우는 나무라 정작 산에서는 볼 수 없다. 그리고 산수유는 수유나무 열매처럼 기름을 짜지 않는다. 대신 약재로 쓰거나 차로 달여 마셨다.


겨울에도 산수유나무는 눈길이 간다. 붉은 열매가 늦겨울까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눈이라도 내릴라치면 흰 눈 속에 붉은 열매가 더욱 발갛다. 예로부터 산수유는 간과 신장을 튼튼히 하고 원기를 돋는 약재였다. 산수유가 약재로서 효험이 있는 것은 씨를 발라낸 열매를 솥에서 쪄서 말리는 동안 사람의 사랑과 정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한겨울 눈 속에 파묻힌 붉은 열매에서 아직 꺼지지 않는 불씨처럼 찾을 수 있다. 

 

김종길 시인은 "성탄제"라는 시에서 바알간 숯불이 피는 어두운 방에서 어린 목숨이 애처로이 잦아들 때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구해온 알알이 붉은 산수유를 사랑이라 했다.

 

[포맷변환]20250417[산수유나무 여름, 겨울].jpg

[산수유나무가 보여주는 여름과 겨울 풍경]

 

이처럼 산수유나무는 이른 봄에 노란 꽃이 어여삐 피고, 여름에는 잎사귀가 무성하여 그늘을 만들고, 가을에 익는 빨간 열매가 겨울까지 달려 있으니 사시사철 보는 즐거움이 크다. 더구나 나무가 자라는데 토양이나 기후 환경에 구애받지 않으니, 요즘에는 가로수나 공원 조경수로도 많이 심는다.

 

산수유나무는 양지바른 곳이라면 우리나라 어디든 잘 자란다. 중국에서 넘어온 나무지만,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있던 나무다. ‘삼국유사’에는 산수유나무와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다음과 같이 실려있다.


신라시대 경문왕은 귀가 당나귀처럼 길었다. 이를 아는 사람은 왕의 두건을 만드는 사람이었다. 그는 죽을 때까지 비밀을 지키다가 죽기 전에 대나무 숲에 들어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며 외쳤다. 그 후로 바람이 불 때마다 대나무 숲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리가 울렸다. 이에 화가 잔뜩 났던 왕은 대나무를 싹 베어버리고 그 자리에 다른 나무를 심었다. 

 

여기서 대나무 대신 심은 나무가 바로 산수유나무다.

 

산수유나무의 꽃말은 영원불멸의 사랑. 사계절 내내 보는 아름다움이 큰 산수유나무가 가질법한 꽃말이다.

 

20250417[산수유나무꽃].jpg

[산수유나무꽃은 노란색 작은 꽃 수십 개가 산형 꽃차례로 열린다.]

 

이기행 작가의 著 ‘나는 누비길을 걷는다’와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성 南쪽에 사는 나무)’이 기재된 원고 내용을 바탕으로 자연과 그 속에 얽혀진 우리네 삶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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