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행 작가의 자연탐방 [버드나무 보다 수해(水害)에 강한 나무] > 자연탐방

본문 바로가기
    • 'C
    • 2026.02.04 (수)
  • 로그인
 파워미디어  파워미디어  파워미디어

자연탐방

이기행 작가의 자연탐방 [버드나무 보다 수해(水害)에 강한 나무]

탄천 중국굴피나무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작성일 25-07-17 15:17

본문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굴피나무는 나무껍질에 쓰임새가 더 많다. 우리가 아는 굴피집의 나무껍질은 통풍도 잘 되면서 방수와 보온 효과도 커 산간지방에 지붕 재료로 많이 사용한다. ‘기와 천년 굴피 만년’이란 속담이 있을 정도로 내구성도 탁월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굴피는 굴피나무 껍질이 아니고 굴참나무 껍질로 만든다. 

 

대신 굴피나무 껍질은 지붕 재료보다 물고기를 잡는 그물로 종종 쓰였다. 굴피나무 껍질이 물에 부식되지 않고 질겨서 물고기를 잡는데 유용하다. 그래서 굴피나무란 이름도 껍질로 그물을 짜는 나무라는 뜻으로 그물피나무가 굴피나무로 변한 것이다. 예전에는 굴피나무가 가죽나무처럼 흔해서 산가죽나무라고 불렸지만, 지금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대신 같은 가래나무과이지만 중국이 원산지인 중국굴피나무가 많이 보인다. 중국굴피나무는 굴피나무에 비해 긴 열매 이삭이 아래로 자라고 이삭잎이 변한 날개가 있다. 

 

20250717[여수천 중국굴피나무.jpg

[여수천 중국굴피나무 잎과 열매]


중국굴피나무는 일제강점기 중국에서 넘어온 뒤로 우리나라 생태계를 교란할 정도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예전에는 광릉숲에서 중국굴피나무를 골라서 베어내기도 했다. 나름 국립수목원인데, 외래종인 중국굴피나무가 숲을 잠식해 가자, 전통 숲과 우리 자연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나무를 베어냈다. 

 

중국굴피나무 생장 속도는 매우 빠르다. 줄기 두께가 1년에 2cm씩 두꺼워진다. 높이는 30m까지 이를 정도니, 주변 작은 나무는 햇빛을 못 받고 죽는다. 물을 좋아하여 하천 주변에 잘 자라는데, 나무가 워낙 크게 자라다 보니 하천 폭을 좁혀놔 비가 많이 내리면 물이 범람하기도 한다. 어느 지역은 하천의 유수 소통 능력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장마 오기 전 중국굴피나무를 베어내기도 한다.


중국굴피나무가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넘어온 지 백 년도 안 된 외래종이지만, 서울 종로에 있는 중국굴피나무는 수령이 400년을 훌쩍 넘어 보호수로 지정되었다. 줄기가 곧고 수형이 아름다우며 생육도 빨라 이른 시일에 울창한 산림을 조성할 수 있다. 지역에 따라 나무가 귀족적인 멋을 뽐낸다며 공원에 조경수로도 심는다.

 

그리고 한반도는 대륙에 붙어있다. 씨앗이 바람을 타고 넘어올 수도 있고, 새가 씨앗을 물고 강을 넘어올 수도 있다. 어쩌면 그 씨앗은 옛 고구려 만주벌판에서 물고 온 것일 수도 있다. 사람이야 땅을 나누어 민족을 나누지만, 나무에 그런 분심은 부질없다. 그저 어딘들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튼튼하게 자라나면 그만인 것을! 


한때 탄천에 강수량이 500㎜에 육박해 탄천이 범람하고 지천도 물에 잠겼던 적이 있었다. 탄천 내 모든 운동시설은 거친 물살로 뜯겨나갔으며, 벚나무와 느티나무 등 조경수도 줄기가 꺾인 채 쓰러졌다. 특히 웬만한 거센 물살에도 끄떡없던 버드나무가 큰 피해를 봤다. 하늘하늘 유연한 나뭇가지로 바람결이나 물결에도 잘도 사는 것 같더니, 이리 허망하게 뿌리째 뽑혀 떠내려갈 줄은 몰랐다. 

 

그런데 이 무시무시한 홍수에도 끄떡없는 나무가 있었다. 바로 중국굴피나무였다. 홍수가 난 뒤에야 우리나라 하천에 중국굴피나무가 이렇게 많이 자라났다는 걸 비로소 알아챘다. 물가 언저리에 다른 나무들이 뿌리 뽑혀 구덩이인 자리에 중국굴피나무 씨앗이 가득 고여있었다. 오히려 수마가 할퀴고 갈수록 중국굴피나무는 더욱 맹렬하게 번식하는 것 같다. 중국굴피나무를 한자로 수마류(水麻柳)라고 부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20250717[수마에 살아남은 중국굴피나무.jpg

 [수마에도 살아남은 중국굴피나무 (탄천)]


중국굴피나무 꽃말은 인내력. 

 

과연 꽃말답게 서두르지 않고 만만디처럼 시간을 갖고 천천히 자리를 차지한다. 대륙 오랜 역사에서 사람이나 나무가 터득한 지혜일 거다. 아무리 중국굴피나무를 베어낸다한들 저 무수한 씨앗들이 사방에 흩어지고 발아하는 것은 어찌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조만간 중국굴피나무가 이 땅의 주인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

 

시간은 인간보다 나무 편이니까. 그리고 너무 조급해지지 말자. 옛 고조선 땅에서 고국을 찾아왔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이기행 작가의 著 ‘나는 누비길을 걷는다’와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성 南쪽에 사는 나무)’이 기재된 원고 내용을 바탕으로 자연과 그 속에 얽혀진 우리네 삶을 이야기합니다.



    성남시1
    성남시의회1
    교육청
    중원구청
    성남시의회

성남시



4

0

0

2

6

0

-2

-1

2

0

2

8
02-04 21:04 (수) 발표

ss


경기도 성남시 금광2동 3685번지 메일 : ks0282@daum.net
사업자등록번호 : 184-15-02106 등록일(창간일) 2006.12.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조정환
발행인/편집인 : 조정환 전화번호 : 031-763-5113 | 제호 : 파워미디어 : 등록번호 : 경기 아 00078
Copyright ⓒ 2013 powermedia.co.kr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