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권분립(三權分立)이 주는 의미(意味) / 이형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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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5-05-28 10:18본문
(행정학 박사 전)성남시의회 이형만 의원)
인간은 살아가면서 지역사회 공동체 안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가 지켜야 할 규약을 정하고, 이를 실천하며 사회를 형성해 간다. 이러한 사회적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때 분쟁이 생기고, 이를 해결하거나, 그에 따른 책임을 지게 되는 과정이 발생한다. 이것이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원리이다.
국가 운영도 마찬가지로, 삼권분립에 기초하여 각 권력이 고유한 기능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삼권분립(三權分立)은 국가의 권력을 입법, 사법, 행정의 세 영역으로 분리해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도록 함으로써,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고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고자 하는 국가 조직의 원리를 말한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잘못된 정치풍토 하나는 정치가 법 위에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는 점”을, 정치가 성역이냐며 정치 행위가 법의 테두리 밖에 있다고 여겨지는 현실에 대해 우려한 바 있다. 그는 “정치도, 후보도, 선거도 법 위에 있지 않으며, 모두가 법에 따라서 법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치, 경제, 사회 분야는 나라를 위한 중요한 영역이다. 그런데도 유독 정치만이 특별한 영역인 것처럼 다뤄지는 현실은 성찰이 필요하다. 선거철이 되면 겸손한 자세로 민심에 호소하던 이들이, 당선 이후에는 오히려 국민의 눈높이와 동떨어진 행보를 보이기도 한다. 이로 인해 국민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정치에 대한 불신은 깊어진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선택에 의해 선출된다. 이들은 법을 제정하고 개정하는 중요한 일을 맡고 있으며, 이 법은 국민의 뜻을 반영해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나 만일 법이 특정 정치세력이나 개인의 이익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면, 이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이렇게 권력이 남용되어서 권력을 장악하게 된다면 나라 꼴은 어찌 되겠는가. 법질서는 물론이고 국민의 신뢰는 무너지고 말 것이다.
최근에 어떤 정치인은 ‘삼권분립이라는 것이 이제 막을 내려야 될 시대가 아닌가’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요즈음 후안무치(厚顔無恥)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는데, 이는 수치스러운 일을 부끄러움 없이 행하는 태도를 비판하는 말이다. 정치권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때, 이러한 표현이 등장하는 현실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현상이다.
정치는 법 위에 존재할 수 없다. 법질서가 흔들리면 사회 전체가 혼란에 빠지고, 민주주의의 기반은 무너지게 된다. 법은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공공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최우선의 수단이다. 어떤 경우에도 특정인의 이해를 위한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된다면 사회 공동체는 전체주의의 그림자에 드리워질 것이다.
중국의 고전 ≪주역(周易)≫에는 ‘후덕재물(厚德載物)’이라는 말이 있다. ‘덕을 두텁게 하여 만물을 포용한다.’라는 이 말은, 지도자는 도덕적 품성을 갖추고 책임감을 바탕으로 공동체를 이끌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도덕성이 결여된 지도자는 신뢰를 얻기 어려우며, 사회를 안정적으로 이끄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있다.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이는 단순히 여야의 대결이 아닌 누가 더 높은 도덕성과 책임감을 갖고 국민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지도자인지를 판단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국민은 그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올바른 선택이 이루어지지 않는 다면은, 그 책임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야 할 것이다.
서로가 힘을 모아도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 사회는 다양한 갈등과 분열을 겪고 있다. 그러나 대선 이후에는 각자의 입장을 넘어서 결과를 존중하고 승복하는 자세를 통해, 상처를 보듬고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형만 칼럼
행정학 박사 전)성남시의회 이형만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