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서 살아가는 맛 / 이형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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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5-07-11 06:25본문

(행정학 박사 전)성남시의회 이형만 의원)
“산중에서의 생활은 어떠세요?”라고, 사람들은 종종 나에게 물어보곤 한다. 산속 생활이 궁금하고 낮설게만 느껴지나 보다. 하지만 내가 산속 생활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건강을 챙기면서 자연이 주는 변화 속에서 나 자신을 뒤돌아보고, 마음의 비움 속에서 얻어지는 즐거움의 감사함에 있는지도 모른다.
시간이 날 때면 복잡한 도시의 굴레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만의 세계에서, 나만의 시간을 갖는 행복에 젖어보는 것이다. 아마도 이 맛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어쩌면 이해하기가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편안함과 마음의 여유, 그리고 자연의 품에서 긴장의 끈을 내려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만의 자유, 아니 나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일 것이다. 이러한 시간이 지속될수록 나의 삶의 질은 높아지고 마음은 더 넉넉해진다. 자연은 때때로 신비스러울 정도로 마음속 깊은 곳까지 평온함을 선사하고,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지혜로움을 준다.
아침에 일어나면 커튼을 젖히고 창문을 열면서 바깥세상과 대화를 시작한다. 데크 난간에 이름 모를 새들이 날아와 아침 인사를 하며 나를 반겨준다. 벽마다 뚫려 있는 창문은 저마다 자기 나름의 풍경으로 멋을 자아낸다.
데크와 연결된 큰 문을 열면,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섬강의 발원지인 운무산 깊은 계곡의 웅장함은 계절마다 각양각색의 파노라마(Panorama)를 펼쳐 보인다. 서쪽 창문 밖에는 백여 년은 넘음 직한 돌배나무와 잣나무 너머, 먼 산마루에 펼쳐지는 저녁노을은 내 마음속 황혼처럼 스며든다. 북쪽 책상머리 창문 너머로는 다채로운 먹을거리를 제공해 주는 텃밭과 과수나무, 그 뒤로는 침엽수와 활엽수가 조화를 이루며, 자연 속으로 깊게 스며들게 한다.
각기 다른 창문마다 보여주는 자연의 다채로움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그렇게 텃밭도 가꾸고, 책을 읽고, 글도 쓰다 보면 하루해가 저문다. 깊은 밤 보름달 빛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마음속 깊이 자리하며 깊은 잠을 청해 본다.
산중생활을 시작하기 전에는 도시에서 누구보다 바쁜 생활로 하루를 보내곤 했다. 나의 지난 시절을 돌이켜 보면 부유한 집안은 아니었지만 부족함 없이 부모님의 사랑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어린 시절은 장난꾸러기로 하루가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르고 천진난만하게 친구들과 어울리며 보냈다.
대학 시절에는 학생회장을 맡아 시대적인 상황에 놓여 매일 최루탄을 마셔가며 서울역까지 데모하면서 보내야만 했다. 그 이후 성남시에서는 대학생연합회를 만들어 초대회장을 맡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학생운동을 시작했다.
공부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고, 결혼과 함께 개인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성남시의회 의원 활동을 하며 지역발전을 위해 이바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8년간의 의정활동을 마친 후,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지금의 산중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름 자연과 벗하면서 본가와 산중을 오가며 지역 활동도 병행하고, 가는 세월에 기대어 시냇물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요즈음 생각해 보면 세월이 참 빨리 흘러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군에서 제대하고 오니 아버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서른 살과 예순 살은 붙어 있다”라고 하신 말씀이 지금에 와서 느껴보니 하나도 틀리질 않으니 어찌하겠는가. 바람결에 스쳐 지나가는 지나간 일들을 되새기며, 나 자신을 다시 돌아다 본다.
욕심은 갈등을 부르고, 갈등은 싸움을 낳으며, 싸움은 불행을 초래한다. 이렇듯 모든 것은 마음을 내려놓는 곳에서부터 출발한다. 마음의 비움은 편안함을 주고, 편안함은 행복을 느끼게 한다. 이 모든 것이 마음의 여유에서 비롯된 삶의 지혜다. 자연이 전해주는 교훈은 참으로 귀하고, 남은 인생길의 소중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이형만 칼럼
행정학 박사 전)성남시의회 이형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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