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創意)로 피어나는 창조(創造) / 이형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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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6-01-05 10:05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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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학 박사 전)성남시의회 이형만 의원)
태고의 자연은 스스로 질서를 세우며 모습을 빚어 왔다. 반면 인간은 자연을 벗 삼아 변화를 꾀하고 그 속에서 문명을 일구어 왔다. 문명은 하루아침에 탄생하지 않는다.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과 사고의 진화가 축적되면서 생활의 수준이 한 단계씩 높아져 온 결과물이다.
문명이란 인간이 만들어낸 생활양식과 기술, 사회 제도를 고도로 발전시키고 안정적으로 정착시킨 사회적 구조를 말한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기존의 생존 방식에서 벗어나 세계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창의가 자리한다. 창의가 변화의 씨앗이라면, 그 씨앗을 실제 형태로 구현해 전혀 새로운 실체를 탄생시키는 과정이 곧 창조다.
창의(創意)는 문제를 낯선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독창적인 관점을 도출하는 능력이다. 반면 창조(創造)는 기존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거나 존재하는 요소를 새롭게 재구성함으로써 새로운 실체를 완성하는 일이다. 많은 창조적 산물은 기존의 재료와 지식, 경험을 새롭게 재구성하여 전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때 비로소 탄생한다.
기존의 사고만으로는 새로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현존하는 체계를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실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창의가 새로운 관점을 여는 일이라면, 창조는 그 관점을 현실에 고정시키는 행위다. 즉 창의는 가능성을 열고, 창조는 그 가능성을 현실을 바꾸는 힘이다.
예컨대 “기존의 태양광 패널을 접이식 패널로 바꾸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는 비교적 쉽게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이 생각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설계, 실험, 시행착오, 시간과 비용을 감수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아이디어는 누구나 떠올릴 수 있지만, 실행은 책임과 추진력을 갖춘 사람만이 해낼 수 있다. 이러한 결단의 과정이 바로 창조를 낳는다. 창의는 과정적이고 탐색적인 성격이 강한 반면, 창조는 구체적 결과를 요구한다. 창의 없는 창조는 존재할 수 없다.
문화, 예술, 경제 등 구체적 성과가 요구되는 영역에서는 창조적 활동이 핵심이 된다. 반면 교육 분야에서는 창조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 즉 창의가 특별히 강조된다.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며 더 나은 삶을 추구해야 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창의적 사고가 변화의 동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학교는 오랫동안 창의성을 교육의 핵심 가치로 내세우면서도 정작 그 창의를 창조로 연결하는 경험을 학생들에게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미래 교육의 과제는 분명하다. 창의적 발상을 실체화하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 실험 중심 교육, 실패를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우리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흔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창조의 결과물은 여전히 귀하다. 결국, 미래를 결정짓는 것은 좋은 발상이 아니라, 그 발상을 끝까지 끌고 가는 인간의 의지다. 창의만 외치고 창조를 방치하는 사회의 미래는 없다.
창의는 생각을, 창조는 세상을 움직이게 한다. 교육 현장에서 우리는 학생들에게 창의적으로 생각하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창의가 사고의 확장이라면, 창조는 그 사고를 현실로 끌어내는 힘이다. 창의는 생각의 원천이라면, 창조는 실행의 결실이다.
오늘날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는 능력 자체가 아니다. 자신이 떠올린 생각을 설계하고, 실험하며, 협력 속에서 구체화해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태도다. 이제부터 교육은 학생의 창의적 사고가 창조로 이어지도록 실제적인 경험과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형만 칼럼
행정학 박사 전)성남시의회 이형만 의원

